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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순 감독의 영화 <위로공단>을 기억한다. 생계를 위해 공장으로 내몰린 6-70년 여공들의 삶과 그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 제3세계 여성들, 그리고 감정노동에 지쳐하던 감정노동 여성들. 몸집을 잔뜩 부풀린 욕심많은 사회가 앞으로 굴러가기위해 얼마나 많은 약자들을 부품으로 잡아먹고 소모하고 있는지 보기 참 어려웠었다.

열심히 일하는 우리들은 너무 힘들고 서로 지쳤는데 연대하지 못한다. 나는 항상 이런 모습을 보며 위정자들이 사람들에게 2차원적 자유만 허락하며 3차원의 세상에 어지럽게 배치해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힘든 모두가 뭉치지못하고 찢겨졌던 시대, 'MMCA 현대차 시리즈 2017: 임흥순 - 우리를 갈라놓은 것들; 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형성된 분단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무의식에 유령처럼 깊게 스며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보여준다.

감독은 역사속에서 4명의 할머니들의 서사를 발굴하고 인터뷰, 유품, 아카이브를 통해 그녀들의 삶을 복원해낸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녀들의 목소리를 듣고, 옷을 만져보고 그녀들이 쳐했던 환경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우리는 가장 개인적인 서사를 통해 역사의 아픔을 몸으로 이해한다.

이번전시는 2018년 3월 장편영화로의 완성을 목표로 두고 계속 변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라고 한다. 특히 커다란 3가지 화면을 이용해 할머니들의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의영상은 2016년도에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 처음이라 반갑고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가볍지않은 전시이지만 쉽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힘들어서 피할 수 있는 전시이지만, 우리는 아직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픈미래를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 매커스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핏빛필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대로 연결해서 본 것이 이 전시라니, 그 연결이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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